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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일상

루짱의 변화 (퇴행?)

by 열정집순 2019. 4. 16.

루짱이 요즘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때 말을 안하고 입을 꾹 다물고 “응응” 이라며 손가락질로 짜증내며 의사표현을 하거나

어제 부터는 갑자기,왼손을 주먹 쥔채로 펴지도 않고서 손을 씻으려 하고 옷을 입으려하고 밥을 먹으려하고, 그래서 손을 왜 그러고 있냐고 물어도 “그냥”이라는 대답 뿐.
펴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추측 가능 요인
1. 유치원이 표면적으로는 재미있고 좋기는 한데 본인도 인지 하지 못하게 스트레스가 많다. 추측건데 예를 들면 드디어 친구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랑 논다던가 나랑 안놀아준다던가 등

2. 동생이 생겨서 본능적으로 또는 애 아빠와 내가 동생이 태어나면 변하게될 본인의 임무와 잠자리와 엄마의 변화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서 부담감이
이렇게 표출되고 있다.

3. 그냥 이맘때 쯤 유아기에 생기는 변화 단계 중 하나로, 퇴행처럼 보이는 본인의 정신적 성장과정 중 하나다. 이러다 또 갑자기 성숙해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오늘 아침에 또 밥을 차려놨는데 오지 않아서 켜놨던 음악을 껐더니, 거실 가운데 누워서 짜증내고 소리지른다.

호되게 뭐라고 했더니 울다가 그치고 20분 가량 둘 사이의 침묵.

내가 외출 준비하고 나가려고 하자, 나에게 웃으며 다가오길래, 내가 “엄만 이제 나갈거야, 넌 어쩔래” 했더니 그간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다.

나도 아까 아이한테 큰 소리로 소리를 냈더니 배가 살짝 아픈데다가 아침마다 이러는게 지긋하기도 하고 얘는 왜 이렇까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면서, 아이가 우니 나도 눈물이 났다.

엄마한테 소리지르지 않기로 약속을 받아내고 (약속을 기억이나 하려나 모르겠지만@.@) “엄마가 루한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소리지르는거 아니야” 하고 꼭 안아주었다.

그러더니 “엄마, 유치원은?” 묻길래 “유치원 갈거야?” 했더니 간다고 그래서 아침에 만들어 놓은 밥은 그대로 접시에 둔 채 먹을거냐 묻지도 않고 아이 옷을 입혀 데려나왔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다시 차에 돌아와 한참을 또 눈물이 난다.

자식 기르는거도 참 어렵다.

쉽지 않다.

내 감정 내 몸 하나 추스르고 살기도 어려운데, 다른 여리고 순수한 말랑말랑한 하얀 젤리 같은 인간을 제대로 (제대로의 정의도 개인별로 제각각인..) 길러낸다는게 너무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유치원에 손을 잡고 들어가는데, 그 손은 또 어찌나 작고 보드라운지.. 또 눈물이 났다.